“지미, 이건 그만 두자.”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나 내일 시험인 거 알잖아.” 커크는 센티넬이었어. 그냥 iq가 높은 정도라 그렇게 희귀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야. 커크는 어릴 때부터 자기가 조금 특별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러니 스타플릿 아카데미로 향하면서 파이크 함장에게, “4년이랬죠? 3년으로 끝내죠.” 같은 호언장담도 할 수 ...
55.“잠시만요. 환자 면회 좀... 면회 좀 하려고요.”“1층 카운터에서 먼저 얘기하고 오셨나요?”“아니요. 하지만 급한 일이어서요.”“환자 분 성함이요?”“커크요. 제임스 커크.”응급실 앞을 서성이던 본즈는 그 안에서 나오는 간호사를 붙잡고 실랑이를 벌였어. 댐잇, 그 망할 절차. 본즈라고 그런 ‘원칙적인’ 절차를 모를 리 없었어. 본즈 역시도 메디컬 ...
53.길거리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걸어가고 있었어. 방금 두 사람 옆으로 요란한 바람 소리를 내며 호버보드 하나가 스쳐지나갔지. 분명 규정 속도가 있을 텐데 말이야. 본즈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커크를 안쪽으로 끌어당겼어. 북적이는 거리는 그렇게 혼란스럽기도 했어. 하지만 오랜만에 건물들 사이를 걸으며 쇼윈도를 구경하고 있자니 한결 기분이 들뜨는 것...
51.‘...관계자는 현지 정부와의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며, 파견된 크루들의 무사 귀환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타플릿 측에서는 통신을 통해 평화적인 접촉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금 상황에서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라디오에서 기자는 침착한 말투로 속보를 전달하고 있었어. 본즈는 처음에는 귀를 막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눈꺼풀은...
50.“잠시만. 배고픈 거 아니야? 잘 달래보면...”“아니야. 앉아 있기가 싫은가봐. 안고 있으면 되지, 뭐.”“힘들 텐데. 그럼 유모차는 내가 끌게. 줘.”“신경 안 써도 돼. 별로 무겁지도 않고.”본즈는 한 팔로 아이를 바싹 들어 올렸어. 아이는 칭얼대던 울음소리를 멈추고 조그마한 손으로 본즈의 티셔츠를 꽉 움켜쥐었어. 본즈는 아이를 받쳐 들고는 다른...
48.“가라고 했잖아.”커크의 볼멘소리에 본즈는 시선을 살짝 올려 커크의 얼굴을 바라보았어. 그래, 알았어. 본즈는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서는 의료키트를 주섬주섬 펼쳐 놓았어. 커크는 본즈가 트라이코더와 의료용 패드를 꺼내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더니, 오른팔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돌려버렸어. 커크가 불편한 티를 내는 게 신경이 쓰이면서도, 본즈는 일부러 더 ...
47.바람이 짭조름한 바다 냄새를 품고 불어왔어. 앞머리가 눈을 찔러대자, 커크는 살짝 눈을 감으며 바람이 그치길 기다렸어. 두 사람이 앉아 있는 바로 앞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라 불리는 주홍빛 다리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지. 저 앞에는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조깅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꽤 보였어. 샌프란시스코는 햇빛이 그리 귀하지는 않은 도시였지만,...
45. 지잉 ㅡ 지잉 ㅡ 더럽게 안 끊어지네. 알람을 맞춰놓고 잤었나. 본즈는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소리가 나지 않는 곳을 향해 몸을 뒤척였어. 아직 방 안은 어두웠고,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었어. 본즈는 비몽사몽 한 채로 귀를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었어. 이른 시간부터 잠을 방해하는 진동 소리가 짜증나게 느껴졌던 거야. 본즈는 그 진동을 끄기 위해 손으로 이...
43.본즈는 먼저 차를 앞에 세워두고 커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커크는 오래지 않아서 구두를 꺾어 신은 채로 급히 현관문을 열고 나왔어. 데이트를 하러 간다던 말과는 달리, 커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정한 제복 차림을 하고 있었어. 커크는 무언가 놓고 나온 게 없는지 보려는 건지, 양쪽 손을 한 번씩 살피더니 손에 든 모자를 머리에 눌러썼어. 본즈는...
41.“잠깐만, 짐. 몸 일으키면 안 돼.”본즈는 한 손으로 가볍게 커크의 어깨를 짚었어.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커크는 끙 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뒤로 드러누웠어. 본즈는 그 바람에 살짝 흐트러진 센서의 위치를 다시 조정했어. 커크의 심장 부근에 얹어진 센서는 열심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었어. 본즈가 들고 있는 패드 위에서는 복잡한 그래프와 숫자가 시...
-2.수프가 맛있게 끓고 있었어. 따뜻하게 김이 올라오는 걸 보며 본즈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셨어. 고소한 냄새가 콧속으로 은은하게 들어왔지. 본즈는 적당히 수프가 익은 걸 확인하고 고기나 야채를 마저 다지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어. 본즈는 그 날 하루가 몹시 평화롭게 느껴진다는 데에 놀랐어. 지구에 있을 때로 따지자면 주말 낮시간처럼 느껴지는 한가하...
39.짐을 챙기는 것도 일이더니, 그대로 다시 다 풀어놓는 것도 일이었어. 본즈는 버리기 위해 바깥에 쌓아두었던 상자를 안으로 전부 들여왔어. 짐이 많다 보니 이사를 가는 날에 바로 공공 쓰레기 처리장에 내다 버릴 생각으로 쌓아뒀었는데, 그렇게라도 따로 보관을 해둔 게 다행이었어. 만약 리플리케이터 안에 다 밀어 넣어 버렸더라면 지금쯤 작고 고운 입자가 되...
스타트렉 / 본즈커크 / 크리스 파인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